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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리뷰

<국내 명작> 달콤한 인생 / 파국의 미학

by 쓸모있는자 2022. 3. 4.

국내 누아르 최고 명작은 어떤 영화일까요. 2005년 개봉됐지만, 지금도 꾸준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영화가 있습니다. 파국의 미학을 아름답고 처절하게 표현한 영화, '달콤한 인생'이죠. '달콤한 인생'의 영어 제목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인생을 더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A Bittersweet Life', 달콤하지만 씁쓸한 인생이라는 거죠. 순간의 흔들림, 혹은 뒤틀림이 어떤 결말을 가져오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 바로 '달콤한 인생'입니다. 

 

달콤한인생-영화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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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선우' 

술집에 진상 손님이 나타나자 선우가 출동합니다. 정중하게 나가 달라고 경고하지만, 손님들은 듣지 않죠. 그러자 선우는 그들을 멋지게 해결합니다. 이 첫 장면은 선우가 조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는 껄끄러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조직의 해결사이자, 중간보스죠. 

 

조직의 보스는 누구보다 그런 선우를 신뢰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젊은 애인(희수)을 부탁합니다. 자신의 애인에게 남자가 있는 거 같으니 자신이 출장 가 있는 동안 감시하다가 그들을 발견하면 연락해 달라고 부탁하죠. 그리고 희수를 만나는 순간 주인공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흔들림, 파국의 시작

보스의 여자에게 남자가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선우의 마음은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첼로를 켜는 희수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요동치게 되죠. 이미 본격적인 파국은 시작됐습니다. 선우의 마음속에서. 

 

결국 선우는 그런 와중에 희수가 남자친구와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보스에게 전화를 걸죠. 하지만 전화를 멈추고 그들에게 기회를 줍니다. 그 자리에서 그들을 처리할 수 없었던 거죠.

 

그리고 운전해 돌아오는 길, 시비를 거는 양아치들을 만납니다. 선우는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그들을 두들겨 팹니다. 그리고 차키를 잡아 강으로 던져버리죠. 선우는 화가 나 있습니다. 보스의 명을 거절한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거죠. 아니 이해하지 않으려고 한 것 같습니다. 

 

왜 전화 안 했냐? 

출장에서 돌아온 보스는 희수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희수는 관계를 끝내려 합니다. 보스는 무언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아 채 지오. 선우가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자, 보스는 그를 버립니다. 그리고 그를 문자 그대로 파묻기 전 물어봅니다. 

 

"왜 전화 안 했냐? 뭐 때문에 그런 실수를 한 거야?"

 

선우는 대답합니다. 두 사람이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만 지켜진다면 모두가 좋아질 거라 생각했다고. 보스는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선우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확신하죠. 그리고 그를 묻어버립니다. 

 

파국을 택하다

선우는 쉽게 삶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덤 속에서 나오죠. 비가 내린 덕분에 진흙을 뚫고 다시 세상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조직은 한 번 더 기회를 줍니다. 보스에게 솔직히 털어놓을 기회를 말이죠. 하지만 그는 그 기회를 던져 버리고 파국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끝까지 한 번 가볼라고"

 

결국 그는 해답을 찾기 위해 보스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를 방해하는 놈들을 하나 둘 처리해 갑니다. 그리고 보스에게 묻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울부 짖으면서. 그런 선우에게 보스는 솔직하게 말합니다.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선우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본인도 아직 이해할 수 없는 작은 마음의 흔들림을 어떻게 보스가 알아챈 것인지. 그리고 보스는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선우에게 부탁합니다. 이러지 말라고. 하지만 선우는 멈출 수 없습니다. 보스에게 총울 쏘고 쓰러지는 그를 바라보며 대답합니다. 

 

"그렇다고 돌이킬 순 없잖아요."

 

선우는 죽기 전, 희수가 첼로를 켜는 장면을 머리 속에 떠올립니다. 그리고 달콤 씁쓸한 웃음을 짓습니다. 잠깐이지만 행복이 스쳐지니 가는 듯 보이죠. 그렇게 파국은 마무리됩니다.  

 

움직이는 것은 네 마음이다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아니면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을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이 나레이션은 이 영화가 파국으로 치닫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사랑도, 이별도, 싸움도, 때론 죽음도 어쩌면 작은 마음의 머뭇거림에서 시작하죠. 우린 눈으로 보이는 것에서 이유를 찾아보지만, 결국 그 이유는 우리의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달콤한 인생은 이런 파국의 미학을 잘 보여주는 명작 영화죠. 

 

"당신은 무엇 때문에 흔들리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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